어지럼증은 ‘빙빙 돈다’, ‘쓰러질 것 같다’, ‘몸이 한쪽으로 쏠린다’처럼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됩니다. 귀의 평형기관 문제부터 탈수와 저혈압, 약물, 편두통, 뇌졸중까지 원인이 다양해 느낌만으로 병명을 정하기 어렵습니다.
갑자기 생긴 어지럼증에 걷기 어려움이나 말·시야·팔다리 이상이 동반되면 뇌졸중 가능성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어지럼증의 양상을 먼저 나눕니다
주변이 도는 듯한 회전감은 ‘현훈’이라고 합니다. 고개를 특정 방향으로 돌리거나 침대에서 돌아누울 때 수초에서 1분 안팎으로 심하게 돌고 가라앉는다면 이석증 같은 말초성 전정질환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시작해 수시간 이상 계속되고 구토와 보행 불안이 심하면 전정신경염뿐 아니라 뇌간·소뇌 뇌졸중도 감별해야 합니다.
어지럼증은 귀의 평형기관, 뇌, 시각과 근육 감각, 혈압이나 약물 문제 등 여러 원인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 일어서자마자 눈앞이 캄캄하고 쓰러질 듯하다면 기립성 저혈압, 탈수, 빈혈이나 약물 영향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진료에서는 ‘어떤 느낌인가’만 묻지 않습니다. 갑자기인지 서서히인지, 계속되는지 반복되는지, 머리 움직임이나 자세 변화가 유발하는지, 청력 저하·이명·두통·신경 증상이 함께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뇌졸중을 의심해야 하는 신호
얼굴 한쪽이 처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짐, 말이 어눌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움, 물체가 두 개로 보임,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이 동반되면 즉시 119에 연락해야 합니다. 혼자 걷기 어렵거나 앉아 있어도 몸통을 지탱하지 못하고 넘어지는 증상도 위험 신호입니다.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와 지속적인 심한 어지럼증이 함께 생긴 경우에도 빠른 평가가 필요합니다. 고혈압, 당뇨병, 흡연, 심방세동, 과거 뇌졸중이 있다면 혈관성 원인의 위험이 더 높습니다.
뇌간이나 소뇌의 뇌졸중은 뚜렷한 마비나 언어 장애 없이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 보행 불안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팔다리가 움직이니 뇌졸중은 아니다’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병원에서는 무엇을 확인할까
의료진은 눈의 떨림, 안구 운동, 청력, 팔다리 힘과 감각, 협응과 보행을 확인합니다. 지속되는 급성 현훈과 눈떨림이 있는 일부 환자에서는 머리충동검사·눈떨림 방향·눈의 수직 편위를 묶은 HINTS 진찰이 원인 구분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급성 지속성 어지럼증에서는 훈련된 의료진의 눈 운동과 신경학적 진찰이 말초 전정질환과 뇌졸중을 구분하는 데 중요합니다. HINTS는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환자에게 숙련자가 시행해야 하며, 일반인이 영상이나 글을 보고 자가진단하는 검사가 아닙니다.
뇌졸중이 의심되면 CT나 MRI 등 영상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증상 초기에는 영상에서 병변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어 위험 신호와 진찰 결과가 중요합니다. 반대로 모든 어지럼증에 뇌 MRI가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흔한 귀 질환도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이석증은 특정 머리 움직임에 짧고 강한 현훈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으며, 진찰로 위치를 확인한 뒤 이석정복술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전정신경염은 갑작스러운 지속성 현훈과 구토를 일으키지만 보통 뚜렷한 청력 저하는 없습니다.
현훈과 함께 반복되는 청력 저하, 이명, 귀가 꽉 찬 느낌이 있으면 메니에르병 등 다른 귀 질환을 검토합니다. 편두통이 있는 사람에게는 두통이 없을 때도 전정편두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 양상에 따라 이비인후과나 신경과 평가가 필요합니다.
어지러울 때 안전하게 행동하기
증상이 심하면 운전하거나 혼자 계단을 오르지 말고 넘어지지 않도록 앉거나 눕습니다. 갑자기 일어서지 말고 복용 중인 혈압약, 수면제, 진정제와 최근 시작한 약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새로 발생한 심한 어지럼증이 지속되거나 반복해서 쓰러질 듯하고, 걷기 어려움·신경 증상·새로운 청력 저하가 있다면 당일 평가를 받으세요. 어지럼증 치료는 원인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므로 진정제만 반복 복용하는 것보다 정확한 유형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