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설사가 시작됐다고 해서 곧바로 지사제부터 먹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선 물을 마실 수 있는지와 탈수 징후, 혈변·고열·심한 복통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지사제는 원인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배변 횟수를 잠시 줄이는 데 쓰일 수 있으며, 증상에 따라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설사 상비약보다 먼저 챙길 것
설사와 구토가 이어지면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수분과 전해질 손실입니다. 소변이 평소보다 적거나 색과 냄새가 진해지고, 어지럽거나 입이 심하게 마르면 탈수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경구수분보충용 분말을 제품 설명대로 물에 섞어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린이, 고령자, 임신부, 면역이 약한 사람, 심장·콩팥 질환이 있는 사람은 탈수의 영향과 허용 수분량이 다를 수 있습니다. 여행 전에 본인에게 맞는 보충 방법과 현지 진료 경로를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확인하세요.
지사제를 피하고 진료를 먼저 볼 신호
로페라미드 같은 지사제는 장의 움직임을 늦춰 묽은 변과 횟수를 줄이는 약입니다. 하지만 다음 상황에서는 임의로 복용하지 말고 의료진의 평가가 우선입니다.
- 변에 피가 섞이면서 열이 나는 경우
- 배가 심하게 붓거나 변비가 동반된 경우
- 항생제 복용 뒤 심한 설사가 생긴 경우
-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 악화된 경우
- 물을 계속 토해 마실 수 없거나 탈수가 심해지는 경우
NHS 환자 안내는 일반의약품 로페라미드를 의사와 상의 없이 48시간 넘게 복용하지 않도록 설명합니다. 12세 미만 어린이는 의사가 처방한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안내합니다. 국내 제품의 연령과 복용법은 다를 수 있으므로 실제 포장과 약사의 설명을 확인해야 합니다.
‘급체’라고 소화제를 반복하지 마세요
여행 중 더부룩함이나 메스꺼움, 윗배 통증을 모두 급체로 부르기 쉽지만 원인은 다양합니다. 과식과 소화불량뿐 아니라 감염성 장염, 담낭·췌장 질환, 약 부작용도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복통이 점점 심해지거나 한쪽에 지속되고, 반복 구토·검은 변·혈변·흉통·호흡곤란이 동반되면 소화제로 버티지 말고 현지 의료기관을 찾아야 합니다. 평소와 다른 심한 증상에 여러 약을 겹쳐 먹으면 진료가 늦어지고 중복 성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행 상비약은 사람별로 나눠 준비합니다
한 봉투에 약만 모으기보다 제품명, 성분, 복용 대상과 사용 목적을 함께 적어 두세요. 만성질환 약은 여행 기간보다 여유 있게 원래 포장과 처방 정보로 보관하고, 일행의 약을 나눠 먹지 않습니다.
- 경구수분보충제와 체온계
- 평소 복용 가능한 해열진통제
- 개인별 알레르기약과 처방약
- 상처 세척·보호용품
- 약 목록, 알레르기, 질환과 비상 연락처
지사제나 소화제도 ‘누구나 먹는 약’으로 넣기보다 나이, 임신 여부, 동반질환과 병용약을 약사에게 알려 선택하세요. 항생제를 예방 목적으로 임의 준비하거나 남은 처방약을 재사용하지 않습니다.
현지 진료가 필요한 때
피나 커피 찌꺼기처럼 보이는 구토, 혈변, 심한 복통, 의식 변화, 지속되는 고열은 빠른 진료가 필요합니다. 소변이 줄고 어지럼이 심하거나, 계속 토해 수분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증상이 가볍더라도 기저질환이 있거나 귀국 뒤까지 지속되면 여행 지역과 음식·물 섭취, 시작 시각, 함께 아픈 사람, 복용한 약을 기록해 진료 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