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7년 동안 새로운 치매 진단 가능성을 낮췄다는 대규모 연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만으로 대상포진 백신을 치매 예방약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무작위 임상시험이 아니라 웨일스의 연령별 접종 자격 정책을 활용한 자연실험이며, 연구에 사용된 백신과 현재 국내에서 주로 접하는 백신도 구분해야 합니다.
왜 ‘자연실험’이라고 하나요?
웨일스는 2013년 대상포진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정확한 생년월일에 따라 접종 자격을 나눴습니다. 시작일 직전에 80세가 된 사람은 자격이 없었고, 직후 80세가 된 사람은 1년간 접종 대상이 됐습니다.
연구진은 이 경계선 바로 전후에 태어난 사람들의 건강 특성은 대체로 비슷하지만 백신을 맞을 가능성에는 큰 차이가 생겼다는 점을 이용했습니다. 전체 분석 집단은 웨일스 1차의료에 등록된 296,603명이었습니다. 단순히 건강관리를 잘하는 접종자와 비접종자를 비교할 때 생길 수 있는 차이를 줄이려는 설계입니다.
20% 감소는 어떤 수치인가요?
연구에서 대상포진 백신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효과는 7년 동안 새 치매 진단 확률이 3.5%포인트 낮아진 것이었습니다. 95% 신뢰구간은 0.6~7.1%포인트였습니다. 이를 상대적인 크기로 표현하면 20.0% 감소이며, 95% 신뢰구간은 6.5~33.4%였습니다.
3.5%포인트와 20%는 같은 결과를 다른 방식으로 표시한 값입니다. 접종자 100명 중 20명이 치매를 피했다는 뜻이 아니며, 모든 개인에게 20%의 효과가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연구는 진료기록에 새로 남은 치매 진단을 결과로 사용했습니다.
어떤 백신을 연구했나요?
웨일스 프로그램에서 사용된 것은 약독화 생백신입니다. 현재 여러 국가에서 사용되는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과 성분·작동 방식이 다릅니다. 다른 연구에서 재조합 백신과 치매 위험의 연관성이 보고됐더라도, 이번 수치를 현재 제품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또한 당시 연구 대상은 접종 정책 경계에 있던 고령층입니다. 젊은 사람이나 국내 인구, 다른 인종·의료체계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인과관계가 완전히 입증됐나요?
자연실험은 일반 관찰연구보다 교란을 줄일 수 있지만 무작위 배정 시험은 아닙니다. 접종 자격이 실제 접종과 완전히 같지 않고, 진료기록 밖의 인지 변화나 생활요인을 모두 측정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여러 나라의 비슷한 자연실험 결과가 실제 접종 효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크게 계산될 수 있다는 방법론적 비판도 나왔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설명은 대상포진이나 염증 감소, 백신의 면역 효과 등 여러 가설로 남아 있으며 기전과 제품별 효과를 확인할 후속 연구가 필요합니다.
접종 결정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나요?
현재 대상포진 백신의 확립된 목적은 대상포진과 관련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치매 예방만을 목적으로 접종 시기나 제품을 임의로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 연령과 면역저하 여부
- 과거 대상포진과 접종 이력
- 임신 가능성 및 면역억제 치료
- 백신 성분에 대한 중증 알레르기
- 국내 허가 대상과 접종 간격
기억력 저하가 걱정된다면 백신 접종과 별개로 인지기능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갑자기 혼란이 생기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힘이 빠지면 치매 검사를 기다리지 말고 급성 뇌질환 평가를 받으세요.
참고 자료
A natural experiment on the effect of herpes zoster vaccination on dement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