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신경염은 균형 정보를 뇌로 보내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겨 갑작스럽고 심한 회전성 어지럼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고개를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때 잠깐 도는 이석증과 달리, 전정신경염은 가만히 있어도 어지럼이 오래 이어지고 메스꺼움·구토와 보행 불안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처음 겪는 심한 어지럼은 뇌졸중 등 다른 원인을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전정신경은 몸의 균형 정보를 전달합니다
미국 국립청각난청연구소(NIDCD)는 전정신경염을 바이러스가 원인일 수 있는 전정신경의 염증으로 설명하며, 주된 증상은 회전성 어지럼입니다. 양쪽 귀의 균형 신호가 갑자기 달라지면 주변이 움직이는 느낌, 눈의 흔들림, 메스꺼움과 똑바로 걷기 어려운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개 청력을 담당하는 신경 자체의 질환은 아니어서 뚜렷한 청력저하가 전형적인 증상은 아닙니다. 한쪽 귀가 갑자기 잘 들리지 않거나 이명·귀 먹먹함이 함께 생기면 돌발성 난청, 미로염이나 메니에르병 등 다른 질환을 확인해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청력저하는 치료 시기가 중요할 수 있으므로 기다리지 말고 당일 평가를 받습니다.
이석증과는 지속시간과 유발 상황이 다릅니다
이석증은 침대에서 돌아눕거나 고개를 들 때처럼 특정 자세에서 수초에서 1분 안팎의 짧은 회전감이 반복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반면 전정신경염은 한 번 시작한 심한 어지럼이 시간 단위 이상 계속되고, 머리를 움직이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만으로 집에서 확진할 수는 없습니다. 진료에서는 눈 움직임, 보행, 신경학적 진찰과 청력 증상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청력검사, 균형검사나 뇌 영상검사를 시행합니다. 어지럼을 무조건 귀 문제로 여기지 않는 이유입니다.
처음 심한 어지럼에는 응급 신호를 확인하세요
다음 증상이 하나라도 동반되면 즉시 응급 평가가 필요합니다.
-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의 힘 빠짐·감각 이상
- 말이 어눌해지거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움
-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새로 생긴 심한 두통
- 도움 없이 서거나 걷기 어려울 정도의 불균형
- 의식 저하, 실신 또는 지속되는 흉통
뇌졸중도 갑작스러운 어지럼과 균형 장애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방세동, 흡연력이나 이전 뇌졸중이 있다면 증상이 줄어들기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급성기가 지나면 균형 재활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구토와 탈수를 막고 넘어짐을 예방하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어지럼 억제 약은 졸림을 일으킬 수 있고 장기간 사용이 회복 훈련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처방 기간을 따릅니다. 증상이 심할 때는 운전이나 높은 곳 작업을 피하고 혼자 욕실을 이용할 때도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NIDCD는 균형장애 치료에서 전정재활 치료사가 개인별 운동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급성기가 지나 안전하다고 평가되면 시선 고정과 보행·균형 운동을 단계적으로 시행해 뇌가 달라진 균형 신호에 적응하도록 돕습니다. 무리하게 머리를 흔들기보다 증상과 낙상 위험에 맞춰 강도를 조절합니다.
심한 어지럼이 반복되거나 며칠 지나도 걷기 어렵고, 청력저하·새 신경증상이 생기면 다시 진료를 받습니다. 회복 기간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며칠이면 완치된다’고 단정하기보다 일상 기능과 균형이 실제로 좋아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