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췌장암 위험의 연관성 가운데 일부를 높은 혈당과 당화혈색소가 설명한다는 대규모 관찰연구가 발표됐습니다. 혈당이 유일한 원인이라는 뜻도, 혈당만 낮추면 췌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증명도 아닙니다. 체중과 대사 건강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단서로 읽어야 합니다.
연구에서는 무엇을 조사했나요?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40~69세 성인 46만2,300명을 분석했습니다.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비 같은 체형 지표가 췌장암 발생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살피고, 혈당·당화혈색소·지질과 간 관련 수치가 그 관계의 일부를 설명하는지 매개분석을 했습니다.
중앙값 10.9년 동안 1,115건의 췌장암이 발생했습니다. BMI가 1표준편차 높을 때 췌장암 발생 위험비는 1.20, 허리엉덩이비가 1표준편차 높을 때는 1.24였습니다. 이는 개인의 체중만으로 암 발생 여부를 예측하는 수치가 아니라 연구 집단의 상대적 연관성입니다.
혈당이 20%를 설명한다는 뜻
BMI와 췌장암 위험의 연관성 가운데 혈당은 15.9%, 당화혈색소는 20.0%를 매개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20%를 설명했다'는 수치는 비만인 사람의 췌장암 위험이 20%라는 뜻이 아니라, 통계모형에서 관찰된 연관성 일부가 혈당 지표를 거치는 경로와 관련됐다는 의미입니다.
혈당과 당화혈색소는 서로 연관된 지표이고, 매개분석은 가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 약물, 이미 진행 중이던 질환과 측정되지 않은 요인이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결과만으로 고혈당이 비만과 췌장암 사이의 인과 경로라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혈당이 정상이면 안심해도 될까요?
아닙니다. 췌장암 위험에는 나이, 흡연, 만성췌장염, 가족력과 유전적 요인 등 여러 요소가 관여합니다. 반대로 비만이나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췌장암이 생긴다는 뜻도 아닙니다.
이 연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췌장암 선별검사를 시행해야 하는지를 검증하지 않았고, 체중 감량이나 혈당 치료가 췌장암 발생을 줄이는지도 직접 시험하지 않았습니다. 건강검진의 혈당 수치 하나만 보고 암검사를 선택하기보다 개인 위험요인을 진료에서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생활에서는 무엇을 할 수 있나요?
극단적인 식단이나 검증되지 않은 영양제로 혈당을 빠르게 낮추려 하지 마세요. 체중, 허리둘레, 혈압,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지속할 수 있는 식사와 활동 계획을 세우는 편이 좋습니다.
- 가당음료와 잦은 야식을 줄이고 식사량을 기록합니다.
- 걷기와 근력운동을 현재 체력에 맞게 꾸준히 합니다.
- 당뇨병 약은 암 예방을 기대해 임의로 늘리거나 바꾸지 않습니다.
- 흡연 중이라면 금연 지원을 받습니다.
- 새로 생긴 당뇨병과 설명되지 않는 체중 감소가 함께 나타나면 진료를 받습니다.
황달, 짙은 소변, 지속되는 윗배·등 통증과 원인 모를 체중 감소는 식단 변화만으로 지켜보지 말아야 합니다. 이번 연구는 비만과 대사 이상을 함께 관리할 이유를 보탠 자료지만 개인의 암 진단이나 예방 효과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