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성 척추염은 혈액검사 하나나 엑스레이 한 장만으로 확정하는 병이 아닙니다. 허리 통증의 양상과 시작 나이, 신체 진찰, 영상검사와 혈액검사를 함께 보고 다른 원인을 제외하면서 판단합니다. 검사 하나가 정상이라고 곧바로 배제할 수도 없습니다.
먼저 통증의 양상을 확인합니다
진료에서는 통증이 언제 시작됐는지, 얼마나 지속됐는지, 쉬면 좋아지는지 움직이면 나아지는지 묻습니다. 밤이나 새벽에 통증으로 깨는지, 아침 뻣뻣함이 있는지, 가족 중 비슷한 질환이 있는지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척추와 골반뿐 아니라 발뒤꿈치, 가슴뼈 주변, 다른 관절의 통증과 붓기도 살핍니다. 몸을 앞뒤와 옆으로 움직여 유연성을 확인하고 깊게 숨을 들이쉴 때 흉곽이 얼마나 움직이는지도 진찰할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눈의 통증·충혈, 건선, 염증성 장질환 증상도 함께 알려야 합니다.
엑스레이와 MRI의 역할은 다릅니다
골반 엑스레이는 척추와 골반을 잇는 천장관절의 구조적 변화를 확인하는 데 사용됩니다. 다만 초기에는 염증이 있어도 엑스레이에서 변화가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증상이 오래되지 않았거나 엑스레이 결과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우면 MRI로 더 이른 염증 변화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엑스레이는 관절의 구조적 변화를 보는 데 도움이 되지만 변화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MRI는 초기 단계의 염증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어떤 영상을 먼저 촬영할지는 증상과 진찰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혈액검사 하나로 확진할 수는 없습니다
혈액검사에서는 적혈구침강속도나 C반응단백 같은 염증 지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치가 높으면 염증의 단서가 되지만 정상이라고 강직성 척추염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혈구 수치 등은 다른 상태를 함께 평가하는 데 활용됩니다.
HLA-B27은 질환과 연관된 유전 표지자입니다. 양성이면 진단에 참고가 되지만 건강한 사람에게도 있을 수 있고, 음성인 환자도 있습니다. 따라서 양성만으로 확진하거나 음성만으로 배제하면 안 됩니다.
현재 강직성 척추염을 단독으로 진단하는 검사는 없으며 HLA-B27 결과도 증상·진찰·영상 소견과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유전자검사만 먼저 받기보다 지속되는 염증성 허리 통증이 있다면 류마티스내과 평가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진료를 미루지 말아야 할 때
허리 통증이 수개월 이어지고 휴식으로 낫지 않거나, 밤에 깨고 움직이면 조금 편해진다면 진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젊은 나이에 이런 양상이 시작됐거나 건선·장 염증·포도막염의 병력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알려주세요.
갑자기 눈이 심하게 아프고 빨갛게 충혈되며 눈부심이나 시야 흐림이 생기면 포도막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빠르게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다리 힘이 떨어지거나 대소변 조절에 변화가 생긴 급성 신경 증상은 응급 평가가 필요합니다.
참고 자료
NIAMS: Ankylosing Spondylitis—Diagnosis, Treatment, and Steps to T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