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이 있다고 모든 감기약을 금지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종합감기약에는 해열진통제와 코막힘 성분 등 여러 성분이 섞여 있어 제품 이름만 보고 고르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약을 사기 전에 현재 콩팥 기능과 복용 중인 처방약을 알리고, 유효성분을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특히 확인해야 할 성분은 NSAIDs입니다
감기 몸살이나 열 때문에 일반의약품을 고를 때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같은 계열 성분이 다른 상품명이나 종합감기약에 들어 있는 경우도 있어 포장 앞면보다 성분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NSAIDs는 장기간 복용할 때 콩팥을 손상시킬 수 있고, 탈수됐거나 혈압이 낮은 상태에서 복용하면 급성 콩팥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는 만성콩팥병, 당뇨병, 고혈압이 있거나 콩팥에 영향을 주는 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일반의약품을 고를 때 특별히 주의하도록 안내합니다.
감기 때 탈수가 겹치면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고열, 구토, 설사, 식사 저하로 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하면 몸의 혈압과 콩팥으로 가는 혈류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건강한 콩팥은 어느 정도 스스로 조절하지만, 콩팥 기능이 이미 떨어져 있거나 이뇨제·일부 혈압약을 함께 쓰는 사람은 여유가 적을 수 있습니다.
탈수된 상태에서 NSAIDs를 복용하면 콩팥이 혈류를 유지하는 작용을 방해해 콩팥손상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기약을 며칠 먹을지보다 먼저 물을 제대로 마실 수 있는지, 구토나 설사가 동반되는지, 소변량이 줄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심부전이나 투석으로 수분 제한을 받은 사람은 임의로 물을 많이 마시지 말고 평소 지침을 따라야 합니다.
종합감기약은 중복 성분을 확인하세요
기침약, 코감기약, 해열진통제를 각각 먹으면 동일한 성분이 겹칠 수 있습니다. 제품마다 구성과 함량이 다르므로 ‘감기약’이라는 이름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처방약과 건강기능식품까지 적은 목록이나 약 봉투를 약국에 가져가면 중복과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감기약을 고를 때는 다음 내용을 약사나 의료진에게 알려주세요.
- 만성콩팥병 단계나 최근 추정사구체여과율(eGFR)
- 투석 여부와 수분 제한 여부
- 복용 중인 혈압약, 이뇨제와 진통제
- 고혈압, 심부전, 간질환 같은 동반 질환
- 구토·설사, 식사 저하와 소변량 감소 여부
처방약은 임의로 중단하지 마세요
몸이 아프고 탈수됐을 때 일부 혈압약이나 이뇨제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지만, 개인마다 콩팥 기능과 심장 상태가 다릅니다. 처방약을 스스로 끊거나 용량을 바꾸지 말고, 아플 때 어떤 약을 어떻게 할지 평소 의료진과 계획을 세워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소변이 눈에 띄게 줄거나, 부종·숨참이 심해지거나, 반복되는 구토와 설사로 수분을 유지할 수 없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에는 감기약 선택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감기약의 상품명보다 성분, 현재 탈수 여부, 함께 복용하는 약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