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저림과 체중 증가가 함께 생겼다고 해서 말초신경병증이 살을 찌게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당뇨병과 대사 이상은 체중 변화와 말초신경 손상에 함께 관여할 수 있어, 증상이 반복되면 혈당을 포함한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말초신경병증은 어떤 상태일까요?
말초신경은 뇌와 척수 밖에서 감각과 운동, 혈압·방광 같은 자동 기능을 전달합니다. 이 신경이 손상되면 발이나 손의 저림,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통증, 감각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균형이 흐트러지거나 발 근육이 약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 신경이 함께 손상되는 다발신경병증은 길이가 긴 신경부터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아 증상이 발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오는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쪽 손만 저리거나 특정 자세에서 심해지는 증상은 목디스크나 손목터널증후군 같은 국소 압박과도 관련될 수 있으므로 위치와 경과를 함께 봐야 합니다.
체중 증가와 저림은 어떻게 연결될까요?
체중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말초신경병증을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당뇨병에서는 오랫동안 높은 혈당이 신경을 손상할 수 있고, 비만과 함께 고혈압·이상지질혈증·혈당 이상이 동반되면 대사 상태를 점검할 이유가 커집니다.
반대로 저림이나 통증 때문에 활동량이 줄어 체중이 늘 수는 있지만, 이것 역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인과관계는 아닙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 비타민 B12 부족, 신장·간 질환, 과도한 음주, 일부 약물, 감염이나 신경 압박 등 다른 원인도 있어 ‘살이 쪄서 생긴 저림’으로 단순화하면 진단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진료에서는 무엇을 확인할까요?
진료에서는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좌우 대칭 여부, 통증·근력 저하·균형 문제, 복용약과 음주, 당뇨병 및 가족력을 먼저 확인합니다. 감각과 근력, 반사를 진찰하고 필요하면 혈액검사로 혈당과 비타민 B12 부족 같은 원인을 살펴봅니다.
원인이 분명하지 않거나 근력 저하가 동반되면 신경전도검사와 근전도검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모든 저림에 이런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진찰 결과와 증상 범위에 따라 검사 순서가 달라집니다.
이런 증상은 미루지 마세요
- 발의 감각이 떨어지고 상처나 궤양이 잘 낫지 않습니다.
- 저림과 통증 때문에 잠을 자거나 걷기 어렵습니다.
- 균형이 무너지거나 근력이 점점 약해집니다.
- 갑자기 한쪽 팔다리 힘이 빠지고 얼굴 처짐이나 말 어눌함이 생깁니다.
마지막 항목처럼 갑작스러운 한쪽 마비나 언어 이상은 말초신경병증으로 기다릴 증상이 아니라 뇌졸중 가능성을 포함해 즉시 응급 평가가 필요합니다. 서서히 생긴 저림이라도 발 상처를 느끼지 못할 정도라면 조기에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생활 관리는 원인 확인과 함께 진행합니다
당뇨병이 있다면 처방된 치료와 혈당 관리를 유지하고, 발을 매일 살펴 작은 상처나 물집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통증 때문에 임의로 운동을 중단하거나 진통제만 반복하기보다, 안전하게 할 수 있는 활동 범위를 의료진과 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말초신경병증의 치료는 원인과 증상에 따라 달라집니다. 체중 감량이나 영양제를 먼저 시작하기보다 혈당, 영양 상태, 약물과 신경 압박 여부를 확인한 뒤 원인에 맞춰 접근해야 합니다.